집에서 막걸리 만들기

2020. 5. 10. 16:43오늘의 취미

집에서 뒹굴대며 티비를 보고 있는데 부추전 부치는 게 나오는 거예요.

와~ 저건 막걸리랑 먹으면 최고겠다!라고 감탄해대다가

막걸리? 그거 한 번 만들어볼까? 하다가 막걸리 만들기 키트를 질러버렸어요. ㅎㅎ

저는 돌풀항아리에서 파는 막걸리 키트를 샀어요.

택배를 받고 나니 아..... 감당 못할 걸 사버렸나 싶어서 며칠 놔두다가 ㅋㅋ

큰 맘먹고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럼 한 번 만들어 봅니다! 

 

 

# 막걸리 만들기    

 

재료 : 발효기, 흰쌀 500g+찹쌀 500g(흰쌀 1kg도 가능), 누룩 200g, 생수, 샤주머니, 막걸리병, 술을 짤 용기

 

 

@ 첫째 날

 

키트를 구매했더니 [발효기, 누룩 2 봉지(200g*2), 막걸리 내압병 750ml 3개]가 포함이었어요.

저는 여기에 찹쌀 1kg, 샤주머니, 내압병 2개 추가해서 구매했더니 3만 5천 원 조금 넘게 들었어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재미로 하는 거니까요 ㅎㅎ

 

먼저 흰쌀 500g, 찹쌀 500g으로 밥을 지어줍니다.

찹쌀 없이 흰쌀 1kg로 만들어도 되지만 찹쌀을 섞으면 신맛이 덜 나고 단맛이 난다고 해요.

쌀은 깨끗하게 여러 번 씻어주세요.

여기에 감초나 야관문을 추가해도 되는데 총합이 1kg가 되게 만들면 됩니다.

감초를 50g 넣으면 찹쌀을 450g만 넣어서 쌀 500+찹쌀 450+감초 50 =1kg 요렇게 되도록 하세요. 

 

대략 쌀 컵으로 6컵 정도 나와요. 

진밥으로 지으라고 해서 저는 찰진밥으로 지었어요. 

그런데 밥솥이 오래돼서 그런지 제맘대로 안해줍니다요........ 찰진밥이 안되고 일반밥이 되었다는 ㅎㅎㅎ

어른들은 막걸리는 고두밥으로 해야지!라고 하셨는데

키트 설명서에는 진밥으로 지어야 발효가 쉽고 빠르게 된다고 진밥으로 지으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본의 아니게 진밥도 고두밥도 아닌 중간 밥을 지어버렸지만요....ㅋㅋ

 

밥을 잘 식혀야 막걸리 맛이 맛나게 된대요.

최소 20시간 정도 식혀줘야 한답니다.

저는 제대로 식히려고 위생비닐을 넓게 펼쳐서 그 위에서 밥을 식혀줬어요. 

저는 베란다에 놓고 24시간 식혀줬습니다.

 


@ 둘째 날

 

이제 본격적으로 술을 만들 거예요.

발효기에 식은 밥을 몽땅 넣고, 누룩 한 봉지(200g)도 넣어줍니다.

그리고 물을 내용물이 잠길 정도로 넣어주세요.

1.2~1.5L 정도 넣어주시면 되는데 저는 1.5L 넣었습니다.

2L는 넘지 않게 넣으라고 하네요.

 

다 넣었으면 쉐킷 쉐킷.

긴 주걱으로 밥알을 짓이기듯 잘 섞어주세요.

이거 하느라 팔이 엄청 아팠는데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ㅎㅎ

 

잘 섞었으면 발효기 뚜껑을 닫지는 말고 살포시 얹어만 준 뒤 시원한 곳에 놔둡니다.

18~22도 사이의 온도가 좋다고 해요.

저는 만들 당시 밖의 온도가 14~24도 사이여서 베란다에 놔뒀어요. 

 


@ 셋째 날 

 

24시간이 지난 후 발효기 위에 있는 투명한 부분에 70% 정도 물을 채워줍니다.

뚜껑은 완전히 닫아주세요.

이대로 5~6일간 발효시킵니다.

그동안 뚜껑은 열지 마시고 하루에 한 번씩 통을 흔들어주세요.

너무 흔들거나 통이 눌리면 위의 에어락 부분에서 물이 뿜뿜 나오니 조심하세요 ;; ㄷㄷㄷ

 

위 뚜껑에 이렇게 구멍이 있어서 여기로 물이 뿜뿜 나올 수 있습니다;; 조심조심!

술이 발효되면서 술냄새가 솔솔 나니까 집 안보다는 베란다에 놓는 게 좋은 것 같아요.ㅎㅎ 

 

매일 들여다보는데 귀를 대고 있으면 사이다 탄산 같은 소리가 나고

저렇게 뽀글뽀글 올라오는 것도 구경할 수 있어요 ㅎㅎ

층이 분리되면 발효가 끝난 거니 거르면 됩니다.

저는 5일째에 이미 층이 분리되어있었는데 긴가민가해서 7일째까지 놔뒀다가 걸렀어요.

 


@ 열째 날

 

층 분리!!

술을 짤 때가 되었어요!

 

[생수 5~7리터, 술, 샤주머니, 술을 짤 용기]가 필요합니다.

 

발효기에 샤주머니를 씌운 채로 대야에 뒤집어 부어주세요.

그 상태로 손빨래하듯 여러 번 치대어 주세요.

힘주면서 꾹꾹 치대 주세요.

이 과정이 막걸리 만드는 과정 중 제일 중요하답니다!

열심히 해야 술맛이 진하게 잘 우러나와요!

중간중간 물을 추가해주면서 계속 치대 주세요.

5~7리터 정도 추가하시면 되는데 5리터 추가하면 맛이 진하고, 7리터는 시중 막걸리 도수 정도 된답니다.

저는 5리터만 추가했어요.

5리터 추가해도 처음에 1.5리터 넣은 게 있어서 총 6.5리터가 나와요......;;;

슬슬 보관을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 됩니다 ㅎㅎ 

 

잘 짜낸 술은 병에 소분하여 뚜껑 닫고 상온에서 24시간 숙성시킵니다.

작은 막걸리 병 5개로는 택도 없는데 남은걸 물통에 담으면 폭발할 것 같아서 발효기 채로 숙성시켰어요.

 

 


@ 열한째 날

 

24시간 숙성 후 5일 이상 냉장 숙성하고 드시면 됩니다!

저는 5일을 기다리지 못하고 3일째 되는 날 막걸리 파티를 했어요 ㅎㅎㅎ

냉장숙성 전에는 신맛이 약간 나고 밍밍했었는데

3일 냉장 숙성하고 먹어보니 신맛은 없어지고 막걸리 맛이 나는 게 기특하더라고요 :)

숙성이 덜 돼서 약간 뭔가 부족한 맛이 나길래 꿀을 타 먹었더니 너무나 맛있게 술술 잘 넘어갑니다ㅎㅎ

 

키트는 2번 만들 수 있게 되어있어서 선선한 가을이 되면 또 한 번 더 만들어보려고 해요.

마음이 급한 저한테는 막걸리 익는 시간이 길어서 기다리기 좀 힘들었지만 결과가 너무나 만족스럽고 재밌었어요!

술 좋아하시는 분은 이렇게 만들어 드시면 평소보다 더 꿀떡꿀떡 잘 마시게 되니 조심하시고요ㅎㅎ

재밌는 막걸리 만들기 한 번 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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